사상초유 ‘시의장 왕따사건’, 통영시의 미래, 이래도 괜찮을까?

- 국힘 소속 시의원 전원 “千지지” 기자회견, 국힘 소속 金의장 낙동강 오리알- 김미옥 의장 개정법 따른 승진인사에 천영기 시장 ‘발끈’ 전보인사로 맞불- 소멸걱정·노인도시·최악 지역경기 속 의전서열 1·2위 다툼 ‘밝은 미래’ 난망

김숙중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01/18 [20:27]

사상초유 ‘시의장 왕따사건’, 통영시의 미래, 이래도 괜찮을까?

- 국힘 소속 시의원 전원 “千지지” 기자회견, 국힘 소속 金의장 낙동강 오리알- 김미옥 의장 개정법 따른 승진인사에 천영기 시장 ‘발끈’ 전보인사로 맞불- 소멸걱정·노인도시·최악 지역경기 속 의전서열 1·2위 다툼 ‘밝은 미래’ 난망

김숙중 객원기자 | 입력 : 2024/01/18 [20:27]

  © 김숙중 객원기자

 

누구나 공과(功過)가 있다. 일생의 공적이 출중한 사람이라도 과오가 있을 수 있고, 아무리 과오가 많대도 공로가 없을 수 없음이다. 세상에 공적뿐인 일생이 없듯이, 과오뿐인 사람도 없다. 큰 책임이 따르는 자리에 있는 인물이라면 더더욱 그러해서, 높은 공적에도 작은 허물 때문에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비난하는 이와 박수치는 이가 나눠지기도 한다.

 

민선 8기 시장에 취임한 지 16개월 여 지난 천영기 통영시장은 어떤가? 국민의힘 소속답게 묻지마-지지를 보내는 유권자가 많은 반면, 그의 성향, 행동, 발언 하나하나를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정치적 성향의 인물로부터 비난하는 사례가 이 바닥에 꽤 돌기도 한다.

 

이는 천영기 통영시장이 피아구분이 확실한 타입에 조준사격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군 아니면 적군이라는 것인데, 이는 같은 진영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김미옥 통영시의장과의 대립각은 좀 심했다는 평가다. 김미옥 의장이 시의회 직원인사를 자체적으로 하려다가, 천영기 시장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건 말이다. 김미옥 의장의 자체 인사권 실행은 이번이 처음 아니었다.

 


김미옥 시의장이 지방공무원법(22.1 개정)에 따라 2022년 연말 자체 인사권을 행사하려했다가 천영기 통영시장이 관례대로 통영시가 하겠다고 해서 맞부딪힌 적 있었다. 당시 김미옥 시의장은 법적으로 부여된 인사권을 행사하겠다고 했지만 천영기 시장의 강력한 반발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후 정점식 의원이 중재에 나서 두 사람의 첫 갈등은 원만히 해소되는 듯 그렇게 유야무야 지나갔다.

 

올해 1월초 김미옥 의장이 다시 51명과 81명에 대한 자체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가 또 다시 천영기 시장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천시장은 시의회와의 인사운영 협약 종료를 통보하며 파견된 공무직 직원 3명과 청경 1명을 본청으로 전보조치 해 버렸다. 사태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7명 전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통영시의회의 독립적 운영이 현실적으로 이르다고 하며 김미옥 의장이 아니라 천영기 시장 손을 들어주는 상황이 생겼다.

 

같은 여당 소속 시의원 전원이 같은 정당 소속 의장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 무소속 전병일 의원을 뺀 나머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4명만이 같은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의회 인사권 독립성을 요구함으로써 김미옥 의장을 편들어 줬을 뿐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청으로 전보 조치된 직원들을 다시 시의회에 파견하기로 한 사실 외 오는 71일 통영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새로운 통영시의회 의장과 협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점을 밝혔다. 김미옥 의장이 있는 동안에는 인사권을 주지 못하겠다는 지역정가 사상초유의 시의장 왕따사건이다.

 

시의장의 자체 인사권 행사가 천영기 통영시장이 그렇게나 정색하고 반응할 정도의 사안일까? 시군의장에게 의회사무직원의 인사권을 부여한 것은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지난 2022113일 시행되면서다. 이해 6월에 지방선거가 있었고, 7월 출범한 지방정부가 해당법안을 적용 여부는 지자체마다 각양각색이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남도내에서 남해군·산청군·함양군의 3군데를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시군의회 모두 5급과 6급에 대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8기 의회가 구성된 직후인 7월 진급인사까지 한 곳도 있는데 바로 고성군·거제·사천·밀양이다. 2024년에야 인사권을 행사한 함안군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시·군 의회는 전부 지난 2023년부터 승진인사를 실시 중이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관내 연두순시 중인데 지난 16일 무전동에서 어느 주민이 통영시 사업에 대한 결산자료를 주민들이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천시장은 그 자리에서 주민들이 선출한 시의원들이 주민들을 대신해서 20일 동안 결산감사를 한다. 주민들에게 직접 결산보고를 해야 한다면 그건 시의회를 선출한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답변했다.

 

천시장이 대의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의 핵심을 잘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시장도 마찬가지로 시의원과 도의원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미옥 의장이 인사권 행사에 대해 정색하며 부정하는 것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김미옥 의장도 합법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시의장이 상대편 정당 출신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도 아니지 않은가?

 

오는 7월 시의회 하반기 의장단이 구성된 다음부터 인사권 행사를 용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천시장 스스로 자신의 언행이 얼마나 모순적인지를 입증할 뿐이라는 평가다.

국힘 시의원들은 김미옥 의장이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이 천영기 시장 편을 들어준 계기라고 설명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냉큼 기자회견을 열 것이 아니라 먼저 의장에게 자신들을 배제한 데 대해 해명을 요구했어야 옳다. 뭐라 해도 시의원-시의장과의 거리가 집행부-시의원과의 거리보다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설혹 김미옥 의장이 시의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인사권을 먼저 행사해 집행부와 갈등을 만들더라도, 김미옥 의장이 후임 시의원, 후임 의장단을 위해 가시밭길을 자처해서 개척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 일 아닐까?

 

이와 더불어 사전에  천시장과 협의 하지 못한 김미옥 의장의 정치력 부족을 지적하는 여론이 적지않다.

 

시의원들은 기회 있을 때 마다 시민들이 의회에 부여한 권한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 비록 시장-의장이 당적은 같더라도 집행부 견제에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렇다면 이번시의장 왕따사건관련 시민들에 대한 이런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느냐는 지적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욱이 대다수가 초선의원이란 점은 더욱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이럴 경우 2중대도 아니고 뭐라 할까? 이런 일로 같은 여당 의장을 낙동강 오리알만드는 것을 통영시민이 뭐라 평가할지 궁금하다.

 

천영기 시장은 지난해까지 안휘준 체육회장과 갈등을 이어가다 최근에야 관계를 회복했다. 그마저 완전 회복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시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통영은 최악의 인구감소로 소멸을 걱정해야 하고, 젊은이는 떠나는 반면 노인들의 비율이 커져가는 데다, 지역경기는 되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지 감감하기만 하다. 이런 여건에서 의전서열 1·2어른들의 갈등, 그 사이에 존재하는 편 가르기(피아구분) 속에서 지역의 밝은 미래를 위한 협력은 난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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