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 김상옥 선생 유품, 100년 만에 고향 품으로..

초정 탄생 100년 맞아 유족들 통영시에 유품 기증

김원창 | 기사입력 2020/07/21 [14:51]

초정 김상옥 선생 유품, 100년 만에 고향 품으로..

초정 탄생 100년 맞아 유족들 통영시에 유품 기증

김원창 | 입력 : 2020/07/21 [14:51]


통영이 낳은 시조시인이자 서예, 문인화, 전각 등의 대가였던 초정 김상옥 선생의 탄생 100년을 맞아 선생의 문학과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유품과 작품들이 통영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7월 21일 선생의 장녀 김훈정 씨 부부가 통영시를 방문하여 본인과 차녀 김훈아 씨 등 유족들과 제자 故 김재승 박사 장남 김대석 씨가 소유하고 있던 초정 선생의 유품과 서화 등 예술작품을 포함 2백여 점의 유품을 통영시에 조건 없이 기증했다.

 

시는 2008년 초정 선생 생가가 있는 항남 1번가 골목을 초정거리로 명명하고 생가를 구입하여 이를 기념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시는 지난 2020년 3월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최근 문화재청이 초정 김상옥 생가를 비롯한 9동의 통영근대역사문화공간을 국가등록문화재 제777호로 고시【(문화재청 고시 2020-24호(2020.3.9.)】함에 따라 생가매입과 보존은 탄력을 받게 됐다.

 

초정 김상옥 선생의 맏딸 김훈정 씨는 이날 강석주 통영시장을 방문하여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통영과 충무공을 사랑하셨고 뜨거운 예술혼과 고결한정신으로 평생을 사신 것을 저희가 보았으므로 저희 유족들이 보관해 온 아버지 유품과 작품들은 마땅히 통영시와 통영시민들께 드려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기증목록과 함께 김대석 씨 등 세 사람이 서명한 소장품 기증서를제출했다.

그는 “이 기증품들이 후대까지 더 많은 분들이 아버지와 아버지의문학과 예술을 사랑하시는 계기가 되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시민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유족들의뜻을 받아들여 유품들을 잘 보존하고 향후 초정 기념관이 건립되면 온 시민들에게 공개해서 그 뜻이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가오는 8월 5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통영시가 인수하게 되는 유품에는 초정 선생의 시집, 시조집, 동시집, 산문집 초판본과 서화전 도록(圖錄), 친필편지, 육필원고, 초정이 받은 윤이상, 박경리 선생 등의 친필편지, 초정 소장의 책자, 사진 자료, 그리고 초정 선생이 쓴 글씨와 그림 액자와 직접 빚은 도자기 등 초정 선생의 창작예술작품과 애장품, 현판, 초정의 일생과 문학,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유품 중에는 서울의 다른 문학관에서 기증을 희망했으나 어렵게 거절한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족들은 아버지만큼 통영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을까 싶을 만큼 통영 사랑은 아버지의 숨결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유품은 통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유품 기증은 초정 김상옥 선생 유족과 지속적으로 연락해왔던 통영쪽빛감성학교가 가교역할을 했다.

 

▲ 초정 김상옥 선생     © 김원창


초정 김상옥 선생 1920년 5월 3일 경남 통영군 길야정 64번지(현 통영시 항남동)에서 아버지 김덕홍과 어머니 진수아의 1남 6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1939년 시조 <봉선화>가 《문장(文章)》지에 가람 이병기의 추천을 받고, 동아일보 시조 공모에 <낙엽(落葉)>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49년 작곡가 윤이상이 부산에서 출판한 첫 작곡집 《달무리》에 조지훈의 <고풍의상>, 박목월의 <달무리>와 더불어 김상옥의 <추천>, <봉선화(편지)>가 함께 수록되었다. 윤이상(작곡)과 김상옥(작사)은 동아대학교, 욕지중학교 등 해방 후 교가지어주기 운동을 벌였다. 1953년 이중섭이 초정 선생의 시집 <의상> 출판기념회에서 시집에 닭 그림을 그려 축하했는데 이 그림은 지금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광복 이후 20여 년에 걸쳐 마산고, 경남여고, 통영중 등 부산, 마산, 삼천포, 통영에서 교편을 잡고 부산과 경남에서 박재삼, 이제하, 김병총, 송상옥 등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서울 인사동에 골동가게 ‘아자방’을 경영하면서 우리 고미술,도자기 수집과 아름다움을 알리기도 했다. 시(詩), 서(書), 화(畵) 삼절(三絶)로 불릴 만큼 일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양문화상, 보관문화훈장(이 훈장은 본인이 거절), 노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충무시문화상, 가람시조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04년 10월 31일 85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

 

고향 통영에는 봉선화 시비, 초정거리, 초정 좌상 등이 있고 매년 초정 김상옥 시조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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