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낚시줄에 걸려 죽은 ‘상괭이’ 발견

선촌마을 해양보호구역에서, 낚시 쓰레기 정화 활동 필요

김원창 | 기사입력 2020/04/03 [16:08]

통영에서 낚시줄에 걸려 죽은 ‘상괭이’ 발견

선촌마을 해양보호구역에서, 낚시 쓰레기 정화 활동 필요

김원창 | 입력 : 2020/04/03 [16:08]

 


 4월 3일 오전 7시경 통영 화삼리 해양보호구역에서 상괭이 사체가 발견되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날 화삼 어촌계 계원 A씨가 조업 중 장군바위 북쪽 20미터 해상에 죽은 채 떠 있는 상괭이를 발견해 인양한 것을, 환경연합이 통영해경에 신고했다.

출동한 해양경찰관에 따르면, 이 상괭이는 몸 길이 160cm, 몸통 둘레는 84cm로 다 자란 성체로 보이며 암컷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상괭이는 낚시 바늘에 걸려 죽은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두 가닥으로 꼬인 굵기 1mm가량의 낚시줄이 오른쪽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에 엉켜 있었고, 금속탐지봉으로 탐지했을 때, 금속이 있었다. 즉, 낚시바늘이 몸 안에 박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낚시줄이 바위 등에 걸렸을 때 낚시꾼들이 낚시줄을 끊어서 버리는 경우는 너무나 흔하다. 그렇게 끊어진 낚시줄은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물 위에 떠다니게 되는데, 이 상괭이도 그런 낚시줄에 엉킨 것으로 보인다.

이 상괭이가 발견된 곳은 2020년 2월에 지정된 선촌마을 해양보호구역이다.

화삼어촌계 계장을 겸임하고 있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지욱철 의장은 “귀한 상괭이가 우리 마을 해양보호구역에서서 죽은 채 발견돼 안타깝다”면서 “선촌마을 해양보호구역에서 향후 낚시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주민이 참여하는 낚시쓰레기 정화 사업과 어선을 이용한 해양환경 정기 모니터링 사업을 함으로써, 다시는 상괭이가 죽은 채 발견되는 일이 없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상괭이의 사체는 지자체가 매장 처리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통영시와 협의하여 상괭이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한 고성군이 교육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영 인근 고성군 하이면 앞바다는 2019년말에 상괭이를 위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한편 상괭이는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종(등급: Vulnerable, 취약종)이다. 국내에선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있어 포획, 유통 등이 금지된다. 우연히 발견하더라도 식당 등에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의 연구(이슬희 외, 2018)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어업 중 혼획으로 죽은 상괭이는 8,291마리이다. 매년 평균 약 1,100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해양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들을 고려하면, 실제 혼획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양수산부가 2016년 3월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 사는 상괭이가 2005년 3만6천마리에서 2011년에 1만3천마리로 급감했다고 한다. 즉, 현재 우리나라 바다에는 약 1만 3천마리의 상괭이가 살고 있는데, 매년 1,100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나 끔찍한 수치이다. 전체 개체수의 거의 10%나 되는 상괭이가 아무런 이유없이 매년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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