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마이스산업에 눈을 크게 떠야...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

김원창 | 기사입력 2018/12/13 [20:41]

[기고문]마이스산업에 눈을 크게 떠야...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

김원창 | 입력 : 2018/12/13 [20:41]

▲ 서필언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    ©김원창
도 단위 차원에서도 마이스산업 육성 열기가 뜨겁다. 경기도는 고양, 안산, 수원, 화성 등 시 단위 차원에 더하여 31개 시.군 간의 긴밀한 협조와 연계 속에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 전 세계 고객들을 끌어 모으며 소득증대를 꾀해 나가고 있다. 강원도는 아름답고 깨끗한 청정자연경관과 더불어 최고 수준의 컨벤션센터를 갖춘 리조트와 호텔 등을 활용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이벤트를 계기로 강원 전역에 축제와 이벤트, 인센티브 투어를 늘려온 강원도는 앞으로 서울-강릉 고속철도(KTX), 서울-양양고속도로 등 새로운 교통기반을 바탕으로 18개 시⦁군과 함께 역동적인 ‘글로벌 마이스 강원도’를 만들어 간다는 구상 속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강릉시는 수려한 자연경관에다 올림픽 개최로 인한 인지도 상승과 교통망 확충, 대형 호텔 숙박시설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학술대회 및 기업연수를 유치하는 등 마이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열성을 쏟고 있다.

군 단위 지역에서도 지역특성을 잘 활용하여 ‘시골형 마이스산업’ 육성에 진력하는 곳이 있다. 인구 2만 6000여명에 불과한 경북 청송군이다. 2015년 전국 군 단위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마이스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 마이스 마케팅 전담조직인 청송마이스관광뷰로사업단을 설립하여 주왕산 국립공원과 주산지, 도예촌, 민예촌,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인종합연수원 등 관광문화자원과 산림자원을 융복합해 각종 국내외 행사 및 기업 회의, 포상관광 등을 유치한 결과 지난해 450여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성과를 거두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청송군은 80%가 농산림업에 종사하는 산촌형 농업지역이란 한계를 극복하고 지난 한해만해도 40개국 400여명의 국내외 과학영재가 참여하는 2019년 국제 지구과학올림피아드 문화탐방 프로그램 유치를 비롯해 2021년 IEEE 회로 및 시스템 국제학술대회 등 20여 건의 행사를 유치했다.

한국판 다보스를 꿈꾸고 있는 청송군은 상주~청송~영덕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한 편리한 접근성, 대명 리조트 등 숙박시설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소규모 세미나, 워크숍, 인센티브 관광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지역 밀착형 마이스 모델을 만들고 더 나아가 대구, 안동, 영덕 등 인근 도시와 공동 협력을 통해 수도권과 동남아,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점진적으로 공략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산이 많은 청정 자연환경과 산림자원을 이용하여 ‘산악스포츠의 메카’ 이미지 구축을 위하여 열성을 쏟고 있다. 2011년부터 매년 청송 얼음골에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대회를 30여 개국 세계 정상급의 클라이머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개최하는 등 산악마라톤대회. 산악자전거대회 등 산악지대를 활용한 각종 산악스포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청송군은 주왕산 길목에 위치한 청송사과 테마공원 일원에서 개최되는 청송사과축제도 마이스산업과 접목하고 있기도 하다.

청송군 외에도 경북도의 다각적인 지원 속에 시골형 마이스 특화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는 기초 지자체도 여럿 있다. 청도 신화랑 풍류마을, 영주 선비촌, 안동 선성현 문화단지 한옥체험관, 영천 임고서원, 울진 해양레포츠센터, 영주 국립산림치유원, 칠곡 팔공산 평산아카데미 연수원 등 지역의 우수한 고택자원, 전통마을, 문화공간 등 잠재력을 바탕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중소규모 회의 및 행사를 유치하고 이곳에서 숙박, 식사, 공연, 관광 등이 가능하도록 원스톱 맞춤형 마이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의 마이스산업은 크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남은 대표적인 전시공간인 창원컨벤션센터(CECO)가 지난 2006년 문을 열었다. 또한 창원시는 2009년 정부로부터 전국에서 7번째로 국제회의도시 지정을 받았다. 기초단체로는 최초이다. 그리고 2012년에 경남컨벤션뷰로가 출범했다.

2008년 람사르 총회가 개최되었고 2011년에는 UN사막화방지협약당사국총회, 2012년에는 세계교육도시연합(IAEC) 총회가 개최되는 등 국제회의도시로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2017세계한상대회’와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제외 하고는 이렇다 할 대규모 행사가 열리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기계, 항공우주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전시회도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수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산업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마이스산업을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에도 인식과 관심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고 절박감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경남도가 마이스산업 육성 방향 설정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이다.

최근 들어 창원컨벤션센터(CECO)가 490억 원을 들여 증축을 하고, 도내 회의시설, 숙박시설, 전문 서비스업체, 언론사 등 관련기관을 중심으로 경남 마이스육성협의체인 ‘경남마이스얼라이언스(Alliance)'를 출범하는가 하면 경남컨벤션뷰로를 중심으로 회의 및 행사 유치를 위해 국내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어 기대를 해 본다.

하루 빨리 경남 마이스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와 조직을 만들어 도내 18개 시⦁군의 특색 있는 인프라와 콘텐츠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계하고 타 산업과 융합하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이스산업을 경남의 신성장 동력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심기일전과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또한 경남의 기초단체들도 눈을 크게 뜨고 맞춤형 마이스산업 육성에 열성을 쏟아야 한다. 특히 우리 통영과 고성도 이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해안 국제관광벨트 조성사업과 도심재생 뉴딜사업을 계기로 고부가가치산업인 마이스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통영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모델중 하나인 스웨덴의 말뫼도 인구 30여만 명에 불과하지만 ‘스칸디나비아 마이스 수도’를 외치며 마이스 도시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00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과 연결되는 외레순대교가 개통되어 말뫼 공항과 코펜하겐 공항 등 2개의 공항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는 말뫼는 이와 같은 용이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친환경 IT산업도시, 교육⦁문화 도시로 탈바꿈한 도시 구조에다 대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5000여 객실의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룬드대학 등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연간 1200여건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 및 미팅을 유치하여 세계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통영과 고성도 남부내륙 고속철도(KTX)건설과 함께 사천공항과 육⦁해상 교통망 확충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남해안 국제 관광벨트 구축과 도심 재생 뉴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인프라와 콘텐츠를 구축한다면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사막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두바이를 만들어낸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두바이 토호국 국왕 세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미래는 상상하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이들의 것이다.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사고,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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